사람을 만난 뒤, 이상하게 피곤할 때가 있습니다.
엄청 불편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온몸에 진이 빠진 것처럼 여겨지는 날들..
저는 듣는 걸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누군가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할 때, 조용히 귀 기울이며 공감하는 순간이 좋기도하고.
말을 통해 누군가의 삶을 엿볼 수 있다는 것, 함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소중하게 생각됩니다.
하지만 어떨 때는....
문제는 '너무 많은 이야기'입니다.
마치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듯, 끝없이 쏟아지는 말들
숨 돌릴 틈도 없이 이어지는 하소연, 누군가에 대한 불평과 분노, 비판
그런 이야기 앞에서는 지치고, 점점 벽이 생깁니다.
무례한 말투나 일방적인 감정표현, 듣는 이의 감정을 표현할 틈조차 주지 않는 태도 앞에서는
'경청'도 감정노동이 됩니다.
친하다는 이유로 배려는 생략되어도 될까요?
편하고 친하다는 이유로, 자신의 감정을 거침없이 내뱉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감정이 힘들고, 억울하고, 지친 것일 수 있다는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듣는 사람에게도 감정이 있고, 컨디션이 있고, 일과가 있습니다.
모든 이야기를 다 받아줘야 할 의무는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관계가 가까울수록 '배려'를 잊지 말고, 조심스러운 언행을 해야 합니다.
말은 연결이지만, 대화는 배려입니다.
세상엔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이 참 많습니다.
오죽하면 세상에는 '말을 하고 있는 사람'과 '다음 말할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으로 나뉜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대화 속에서 ' 잘 듣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말을 하지 않고,
듣기만 한다고 해서 지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말이 많은 세상에서, 조용히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저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만큼 배려하고 조심성 있는 사람이란 걸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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