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기요금이 언제 올랐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느껴집니다. 해마다, 아니 해가 바뀔 때마다 전기요금이 더 부담스럽게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겨울엔 보일러, 여름엔 에어컨, 주방에선 인덕션과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청소기, 드라이기, 방마다 조명과 충전기들, 각종 디지털 기기 사용량 증가등 하루 종일 전기와 함께 살아가는 삶 속에서 전기요금은 어느새
'생활비'가 아닌 '생존비'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되니 더욱 걱정되는 요즘입니다.
그런데 이 무거워지는 전기요금의 그림자 뒤에는 우리가 쉽게 지나쳤던, 지구가 보내는 신호들이 숨어 있습니다.
환경이 보내는 경고, 그리고 에너지 전환
전기요금이 해마다 오르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국제 연료 가격의 변동, 한국전력의 재정, 산업 전기 요금 구조 등등.
우리나라는 특히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국제 정세에 취약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 하나는 바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구조의 변화입니다.
전 세계가 탄소를 줄이기 위해, 석탄과 석유에서 태양과 바람으로 전환하는 중인데, 우리는 이걸 ‘에너지 전환’이라고 부릅니다.
이 전환은 필연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정입니다.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짓고, 낡은 송전망을 개보수하고,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와 스마트 그리드 기술을 개발하는 등 미래형 에너지 체계를 만들기 위한 비용이 점점 쌓이고 있습니다. 그 일부가 지금, 우리 각자의 전기요금에 녹아들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의 전기요금은 ‘미래에 대한 청구서'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릅니다. “다 좋은데, 왜 우리가 다 부담해야 해?”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건 단순한 요금이 아니라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한 계약금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우리가 조금 더 부담을 나누지 않는다면, 내일의 아이들은 훨씬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 더운 날 에어컨을 못 켤 정도가 아니라, 전력공급 자체가 불안정해지는 상황.
▶️ 재난급 폭염, 대규모 정전, 기후로 인한 산업 손실… 이 모든 것은 기후위기에서 비롯된 전기 불안정과 연결됩니다.
전기 사용의 ‘질문’을 시작할 때
지금은 단지 절약을 넘어, ‘어떻게 전기를 쓰고 있는가’, ‘내가 쓰는 전기는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가’를 한 번쯤 묻고 선택해야 할 시대입니다. 콘센트를 뽑고, 고효율 전자제품을 쓰고, 재생에너지에 대한 정책에 관심을 가지는 것. 그 사소한 실천과 인식이 모여야 전기요금 인상의 시대를 견디면서도 환경과 미래를 지키는 힘이 됩니다.
마무리하며
전기요금이 언제 올랐는지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우리가 점점 더 전기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가, 그리고 그 배경에는 어떤 지구의 변화가 있는가를 함께 생각해 보는 일입니다. 지금 우리가 내는 전기요금은, 어쩌면 지구에게 보내는 미안함의 크기, 그리고 우리가 바꾸고자 하는 방향의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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