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과 입학의 시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꽃다발과 교복, 새 가방을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학교는 언제나 이 시즌을 통해 다음 세대로 이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올해 일부 지역에서는 졸업 이후 맞이할 입학식이 없습니다.
25학년도 기준, 전국에서 1학년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가 180곳을 넘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생 수도 5년 전보다 7만 명 이상 감소했습니다.

문제는 감소 자체보다, 그 부담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농촌과 산간 지역의 학교들은 이미 존속의 한계선에 놓여 있습니다.
교사 1명이 여러 학년을 동시에 가르치는 복식 학급은 일상이 되었고, 통폐합 논의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는 교육 행정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유지 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도시와 농촌의 격차는 이제 생활 여건을 넘어 교육 인프라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도시는 과밀을 걱정하고, 농촌은 소멸을 걱정합니다.
같은 나라 안에서 학교의 역할이 이렇게 다르게 작동하는 현실은 결코 정상적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학교가 사라지면 젊은 세대는 더 이상 유입되지 않습니다.
아이 없는 지역은 소비도, 돌봄도, 공동체도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학교의 폐지는 결과이자 동시에 지역 소멸을 가속하는 원인이 됩니다.
통폐합은 효율일 수 있으나 해법은 아닙니다.
학교가 없어지고도 지역이 살아난 사례는 드뭅니다.
이는 문제 해결이 아니라 관리에 가깝습니다.
이 현상을 농촌만의 문제로 치부한다면 판단은 짧습니다.
인구와 교육 수요의 과도한 도심 집중은 결국 도시의 부담으로 되돌아옵니다.
지역 균형의 붕괴는 사회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합니다.
그럼에도 이 문제는 종종 숫자와 예산의 문제로만 다뤄집니다.
그러나 학교는 단순한 교육 시설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내일을 준비하고, 지역이 미래를 이어갈 수 있다는 최소한의 증거입니다.

기숙형 전환, 체험형 전학 프로그램 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출생률 감소라는 근본원인을 외면한 채
학교만 유지하려는 정책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교실의 불이 꺼지는 순간, 그 지역의 시간도 함께 멈춥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학교가 아니라, 그 안에서 자라나야 할 다음 세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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