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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거미는 거미줄에 걸리지 않을까요?

by dan-24 2024.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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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피아노 옆에서 슬그머니 기어 나온 왕거미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거미도 놀랐는지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얼어붙어 가만히 있더군요..

거미집을 본 적도 없는데 어디서 이렇게 큰 거미가 숨어있다가 나왔을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놀래자빠질 가족들 생각에 얼른 처리해(?) 버렸습니다.

 

시골에선 흔히 보던 거미를 도시에서는 마주할 일이 별로 없어 관심이 없었는데

이참에 집구석구석 살펴보았습니다. 눈에 잘  안 띄는 곳에 작은 거미줄도 있고 한 걸 보니 

거미와 함께 살아가고 있던 게 분명합니다.

사실 오늘처럼 당황스럽게 존재감만 드러내지만 않는다면, 함께 살아갈 의향이 있습니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거미는 해충을 잡아먹고사는

인간에게 이로운 거미강(Arachnida) 절지동물(Arthropoda)입니다.(곤충(Insecta)이 아니에요)

보통 한 마리의 거미는 하루에 자신의 몸무게와 비슷한 양의 곤충을 먹을 수 있다고

(거미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다름) 하니, 평균적으로 상당한 양입니다.

이것만 봐도 거미들은 전 세계적으로 무상으로 해충을 청소해 주는 고마운 일을 합니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개미에 비해서, 거미줄을 치고 가만히 먹잇감을 기다리는 거미를

한가로운 삶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거미의 삶도 녹록지 않답니다. 

대부분의 거미들은 하루의 많은 부분을 새로운 거미줄을 짓거나 기존의 거미줄을 수리하고 보수하는데 보냅니다.

거미줄은 먹이를 잡는 데 필수적이므로 생존과 연결된 중요한 활동입니다.

그리고는 거미줄에 앉거나 매복하여 먹이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먹이가 걸리면 즉시 포획하여 독소을 주입한 후, 그 체액을 빨아먹고 삽니다.

 

 

그렇다면, 거미는 어떻게 거미줄에 걸리지 않을까요?

곤충들은 거미줄에 걸려서 옴짝달싹 못하는데, 거미는 어떻게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을까요?

거미줄은 주로 두 종류의 실로 구성됩니다.

  • 씨줄: 비점착성 실로, 거미줄의 기본적인 구조를 형성합니다. 이 실은 끈적이지 않아서 거미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 날줄: 점착성 실로, 먹이를 잡기 위한 끈적끈적한 실입니다. 날줄은 거미줄의 중앙에서 바깥쪽으로 방사형으로 뻗어 있으며, 먹이가 걸리면 잡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거미는 주로 씨줄 위를 이동하면서 날줄에 걸리지 않도록 합니다.

거미의 다리에는 미세한 털과 클로(발톱)가 있어서 비점착성 씨줄을 쉽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거미는 날줄을 피하여 씨줄을 타고 이동합니다. 먹이를 잡거나 거미줄을 수리할 때도 주로 씨줄을 이용합니다.

또한 거미의 다리는 다리 끝에 있는 특수한 털(세타)과 발톱을 이용해 거미줄을 잡고 이동하는데 여기에는 작은 갈고리나 바브가 있어서 거미줄을 잘 잡을 수 있습니다.

거미는 접촉면적이 줄어들게 발끝으로 조심스럽게 걷는다고 합니다. 이것도 거미줄에 걸리지 않는 비결입니다.

 

좀 결이 다른 이야기긴 하지만 갑자기 생각난 이야기로  마무리합니다.~

(#거미줄에 걸리지 않는 거미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은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숫타니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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