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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빙하 속 좀비 바이러스, 과학일까 괴담일까

by dan-24 2025.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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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냉동실에 묵혀둔 만두도 언젠가 꺼내 먹게 되듯, 지구에도 수만 년 동안 보관된 ‘자연산 냉동식품(?)’이 있습니다.

바로 영구동토층입니다. 이 땅속에는 맘모스 뼈, 고대 식물,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바이러스까지 얼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 이 거대한 냉동고의 전원이 꺼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스위치를 누른 건 다름 아닌 지구온난화입니다

영구동토층, 지구의 타임캡슐

영구동토층은 지구 육지 면적의 약 15%를 차지하는, 말 그대로 거대한 냉동고입니다. 수천 년, 수 만년동안 얼어붙은 이 땅은 단순한 흙덩이가 아니라, 탄소와 메탄가스를 가득 품은 거대한 온실가스 저장소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해빙이 진행되면 이 막대한 양의 메탄이 공기 중으로 방출되어 기후 변화를 더욱 가속화한다는 점입니다. 즉, 영구동토층은 단순히 녹는 게 아니라, 지구온난화의 속도를 높이는 ‘기후 시한폭탄’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 깨어난 적이 있다면

“설마 그게 진짜 살아 있을까?” 싶으실 겁니다. 네, 살아 있었습니다.

  • 2014년, 프랑스 연구팀은 시베리아 동토층에서 무려 3만 년 된 바이러스를 깨워 아메바에 감염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행히 인간에게는 무해했습니다.)
  • 2022년에는 더 오래된, 약 4만 8천 년 된 바이러스가 깨어나 아메바 안에서 활동하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실험실 이야기로만 끝나면 좋았을 텐데, 현실에서도 사건이 있었습니다. 2016년 러시아에서는 영구동토층 속 순록 사체가 녹아 나오면서 탄저균이 퍼졌고, 순록 수천 마리가 죽고 사람도 감염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 역시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빙이 직접적 원인이었습니다.

인류에게 당장 위협이 될 수 있는지?

“내일 당장 고대 바이러스가 인류를 멸망시킬까?” 영화 같은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낮습니다. 대부분의 고대 바이러스는 현대 생명체에 적응하지 못해 대부분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미 알려진 병원체, 예컨대 탄저균 같은 세균은 상황이 다릅니다. 냉동 보관 덕분에 지금도 살아 있을 수 있고, 기후가 따뜻해질수록 다시 세상에 나올 확률이 커집니다.

마무리하며

지구온난화, 그 끝은 어디일까 빙하 속 좀비 바이러스 이야기는 분명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것이 지구온난화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문제 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바닷물 수위 상승, 이상 기후, 산불, 생태계 붕괴… 여기에 영구동토층의 해빙과 고대 미생물의 부활까지. 결국 퍼즐 조각처럼 흩어진 모든 문제의 배경에는 지구온난화라는 한 장의 그림이 놓여 있습니다. 즉, 우리가 경계해야 할 건 좀비 바이러스 그 자체가 아니라, 그들을 깨우고 있는 더 큰 현실입니다.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건, 지금 우리가 만들어가고 있는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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